수식은
정말 신기하다. 하지만 처음부터 접근하기엔 매우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왜냐하면 학문이며 좌뇌를 매우 활발히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처음 책 제목을 들었을 때
당연히 수학에 대한 내용이니 딱딱할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책을 본 순간부터 딱딱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무언가 둥글둥글 했다. 딱 꼬집어서
말할 수 없지만 느낌이 그러했다. 아마 책 겉 표지 때문인 것 같다.
수학에 관한 책이니 왠지 책 표지부터 칙칙할 줄 알았는데 막상 책을 보니 하얀 바탕에 내가 좋아하는 연한 색들로 아이의 모습이 따뜻하게
그려져 있으니 책에 대한 생각이 변한 것 같다. 이렇게 책에 대한 첫 인상은 매우 좋았고 어떤 내용일까
하는 호기심도 갖게 되었다.
책 내용은 파출부로 일하는 쿄코가 겪은 것을 다루었다. 쿄코는 소장이 다른 파출부들이 꺼려하는 까다로운 고객을 대접 해주어도 불평을 하지 않는 성격으로 파출부가 교체되면
찍히는 파란 스티커가 9개나 붙어 있는 박사의 집으로 일하러 갈 수 있었다. 그러면서 박사가 수에 대해 특별한 의미를 붙이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로 인하여 쿄코도 수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그의 아들도 박사의 배려로 그의 집으로 올 수 있게 되었다. 그러면서 그녀의 아들 루트도 수학에 대해 특별한 의미를 지니게 되었고 나중에는 중학교 수학 선생님이 되었다. 이처럼 책 내용은 어떻게 보면 크게 특별한 것이 없다. 등장인물들도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이고 특별한 재주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쿄코는 파출부로 일하고
있으며 그녀의 아들 ‘루트’는 야구를 좋아하는 10살짜리 초등학생이다.
그리고 박사는 60대의 수학자 이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딱딱할 것 같은 수학이 세 사람을 연결해 주었고, 세 사람 모두 그들마다 각자의
매력을 갖고 있다. 그리고 난 등장인물이 갖고 있는 각자의 성격에 빠졌다. 박사는 병을 갖고 있다. 그 병은
1975년 교통사고를 당해 뇌에 손상이 가서 1975년까지 있었던 일들만을 기억을 하고, 그 뒤의 일들은 아무리 노력을 해도 80분이 지나면 모두 사라지는
병을 갖고 있다. 이런 병을 갖고 있는 박사가 안쓰럽기는 했지만 안쓰러움은 박사가 갖고 있는 모습으로
모두 덮어버릴 수 있었다. 박사는 내가 원하던 수학 선생님의 모습을 갖고 있다. 그리고 어린 루트에게 넘치고도 남을 만한 애정을 보여준 것과 나와 다른 수학에 대한 생각. 이런 모습을 갖고 있는 박사에게 반했다.
수학 문제를 풀 때는 그 문제를 푸는 공식이 존재한다. 하지만 자신이 편하다고 생각한 공식이
있다면 그 방법을 써서 풀기도 한다. 이를 영화로 출간된 것도 있다.
이 영화의 주제 또한 우리의 일상과 연관 지어 말할 수 있는 수학을 소재로 삼았다. 이
이야기는 '루트'라는 별명을 가진 한 소년의 옛 기억을 회상하면서
시작된다. 루트의 어머니는 가정부가 직업이다. 어느 날 일거리
중계자가 소개해준 일터는 최근 수년간 가정부를 9번이나 바꾼 어느 한 집에서 일하는 것이었다. 쿄코가 이 일을 맡겠다고 한다. 처음 방문했을 때 박사의 형수가
쿄코에게 일러주기를 박사는 자신과 함께 교통사고를 당한 적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면서 몇 가지 당부사항을 알려주게 된다. 그 중 가장 알아두어야 할 것은 박사의 기억력은 80분밖에 안 된다며
아무리 어떤 일을 해도 다음날이 되면 다 잊어버린다는 것이다. 쿄코는 이제 박사를 만나게 된다. 박사는
쿄코를 보자마자 처음으로 묻기를 자네의 신발 사이즈는 몇인가? 라고 하기도 하고, 자신과 숫자가 대화를 할 때에는 방해를 하지 말라고 한다. 이러면서
어느 날 쿄코는 자신의 아들을 박사에게 소개시켜주면서 대리고 왔다. 박사는 이 아이에게 루트라는 별명을
지어주면서 서로 친해지게 된다. 하지만 박사의 기억력엔 한계가 있어 다음 날이 되고 또 다음날이 되더라도
박사는 전혀 루트를 기억 못한다. 하지만 가정부 쿄코는 이 고난을 극복 하면서 셋이 가족같이 지내게
된다. 특히 박사와 루트는 서로 좋아하는 야구단이 있고 또 루트가 야구시합이 있게 되면 쿄코가 대리고
나가서 함께 즐기기도 한다. 한편 날이 지낼수록 박사의 형수는 자신을 제외한 체 가정부가 박사와 지내는 것을 보고 또 가정부가 약속을 어기고 오랜 시간 동안 있는
것을 보고 가정부를 해고시키게 된다.
이런
이야기를 들여다보면 이 박사의 표현의 한계 속에는 여러 고뇌의 마음이 내포되어있는 것 같다. 이 박사를
돌보는 한 가정부에게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고 표현하는데 있어서 수식을 이용함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전달하고 또 그 마음을 표현하는 한 박사의 입장이
어떠한지를 글로써 그리고 영화로써 알게 된 계기가 된 것 같다. 여기서 박사는 불행한 인물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행복한 인물이다. 자신의 고뇌와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을 또는 불쾌하고 씁쓸한 감정을 80분 후면 잊혀지니 말이다. 반면에 단기기억상실증은 그에게 너무
혹독하고 가혹하다. 그의 감정과
사랑을 표현하는데 80분이 지나면 잊혀지니 말이다. 그러나
그에게는 끝까지 마음속에 내포되어있는 수식이 있다. 이 수식을 통하여 그 박사는 새로운 기억의 매체를
만든다. 이 글을 보면 인생사에 수많은 역경과 사랑을 한 수식으로 표현한 박사의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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