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 30일 월요일

규석이네 열 식구 '힘겨운 겨울나기'

충청남도 아산시의 한 시골마을, 지어진 지 30년도 넘어 벽이 갈라지고 비바람이 새는 낡은 집에 규석이네 대가족이 살고 있다. 할아버지, 할머니, 외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남동생과 작은아버지, 사촌여동생 둘까지 규석이네 열 식구는 이곳에서 힘겨운 일상을 보내고 있다.

◈학원을 다녀야 갈 수 있는 학교 




곳곳에 곰팡이가 가득한 오래된 집은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까지 거리가 멀다는 또 하나의 단점이 있다. 규석이네는 자동차가 없어 학교를 보낼 수가 없는 상황. 학교를 다니기 위해서는 학원에 등록해 학원 승합차를 이용하는 방법밖에 없다. 그래서 규석이와 세 아이들은 어려운 형편에도 학교를 다니기 위해서 학원을 다니고 있다.

아이들을 제외하고 여섯 명의 어른이 있는데도 형편이 어려운 것은 일할 수 있는 사람이 규석이의 작은 아버지와 할머니 둘 뿐이기 때문이다. 나머지 어른들은 모두 병이나 장애를 갖고 있어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엄마는 후두암, 아빠는 다리 잃어

규석이의 어머니 구영희(35) 씨는 3년 전 후두암을 진단받고 아직까지 투병 중이다. 식구가 많다보니 영희 씨의 약해진 체력으로는 집안일도 벅찰 정도다. 규석이의 할아버지 이범수(72) 씨는 지난해 봄, 오토바이에 다리를 치어 지체장애 3급의 장애인이 됐다. 수술을 받았지만 아직까지도 통증을 호소하고 있고 집 앞 텃밭 기르는 일만 겨우 할 수 있는 상황이다.

설상가상 이 집의 가장이었던 규석이의 아버지 이대종(43) 씨도 올해 여름, 교통사고로 다리 한 쪽을 잃게 됐다. 야근을 마치고 새벽에 오토바이를 타고 퇴근을 하다 자동차와 충돌했고, 사고난 지 열흘 만에 다리를 절단하게 됐다. 대종 씨의 과실이 커서 1200만 원이 넘는 병원비는 고스란히 그의 몫이 됐다. 이렇게 대종 씨마저 장애인이 되고 나니 형편은 더욱 어려워졌다.



◈수학경시대회 4년 연속 수상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기특하게 아이들은 어른들의 기쁨이자 희망이 되고 있다. 공부를 잘하는 규석이는 특히 수학에 뛰어난 재능을 보여 도내 수학경시대회에서 4년 연속 대상을 받았을 정도. 동생 규찬이(8)도 금상을 받았을 정도로 형을 따라 공부에 열의를 보이고 있다. 담임선생님은 “머리가 좋은 아이들인데 가정 형편이 어려워지면서 혼란스러워하는 게 보인다”며 미래에 대해 걱정을 내비치기도 했다.

"앞으로 의족에 의지해 걸을 수 있는 정도만 되면 무슨 일이든지 해서 아이들 뒷바라지를 하고 싶다"는 대종 씨.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아이들의 꿈이 무너지는 것만은 보고 싶지 않은 아버지의 간절한 바람이 안타깝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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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 생각.
난 행복하다.
난 불평할 자격이 없다. 나보다 더 힘든 사람들도 희망을 바라보고 사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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