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학교·공장 다니며 10년 연구 이젠 소재 독립 꿈 꾸는 CEO죠"
제1회 청년기업인상 최고상 하나테크 김양현 대표
휴대폰 키 패드 등 생산 대기업 납품 고속 성장
"제조업은 노력한 만큼의 결과… 성실함이 필수"
"학연(야간공고 졸)도 지연(전남 진도 출신)도 없습니다. 오직 제 자신과
직원들을 믿고 도전하는 길뿐입니다."
하나테크의 김양현(32) 대표는 "사장님"이라 불리는 것 자체가 어색하다고 했다.
하지만 세상은 그를 '앞날이 창창한 청년 기업가'라 부르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에 휴대폰 부품인 키 패드(Key Pad)와 러버(Rubber)를 공급하는 그는 창업 첫해인 2005년 1억3,000만원이었던 매출액을 올해 80억 원 이상(예상)으로 올려놓았다.
김 대표는 3일 중소기업청이 마련한 제1회 청년기업인상에서 최고상인
지식경제부 장관상을 받았다.
중학교를 졸업한 1994년 서울에 온 김 대표는 삼촌의 기계 부품 제조 업체에서 허드렛일을 돕다 이듬해 야간 실업계 학교에 들어갔다. 학교와 직장에서 10년 넘게 여러 기술을 익혔고 특히 키 패드 기술이 맘에 들었다. "내가 만든 제품을 사람들이 들고 다니는 모습에 희열을 느꼈다"는 그는 남들이 퇴근한 뒤에도 죽어라 일을 2005년 그는 회사를 그만 두고 창업했다. 그는 "친구와 전국 일주 여행을 하던 중 들른 경남 거제의 조선소에서 축구장 만한 저 배도 결국 사람 손으로 만드는데 나라고 뭐든 못하겠느냐는 용기가 생겼죠. 현재에 만족하지 말고 나를 믿고 도전해 보자 맘 먹었습니다."
평소 김 대표의 싹수를 알아 본 거래처 사장들이 모아 준 5,500만원과 가족에게 빌린 2,000만원을 종자돈 삼아 부천공단에 92㎡ 남짓(28평)의 공간에 샘플 기계 1대를 놓고 키 패드를 만들어 납품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 앞에는 온통 장벽뿐이었다. 어린 나이가 특히 문제였다. 현재 부천 본사와 경북 구미 공장을 합쳐 직원이 120명. 이 중 70%는 김 대표보다 나이가 많은데 특히 과장 급 이상 간부는 모두 그 보다 10살 이상 위다. "대표라는 직함을 버리고 허드렛일도 먼저 했다"는 그는 "진심을 다해 대했더니 차츰 나를 믿고 따랐다"고 말했다.
회계, 조직 관리 등 기업 경영도 또 다른 숙제였다. MBA(경영전문대학원)는 둘째치고 경영학 수업 한 번 듣지 않은 터였다. 하지만 그는 "모르면 누구든 붙잡고 묻고 또 묻는다. 기본부터 착실히 한다"는 생각으로 하나하나 극복했다. 김 대표는 늘어난 매출은 100% '설비투자'와 '연구개발비'로 쏟아 붓고 있다. 휴대폰은 3개월이 멀다 하고 새 제품이 나오기에 대기업의 눈 높이를 맞추려면 새 기술 개발 밖에 방법이 없다는 것. 하나테크의 기술력은 'ISO 9001', 'ISO 14001' 인증도 받고 특허도 땄다. 하지만 그는 실리콘, 우레탄 원단 등 핵심 기초 소재를 아직도 일본 제품을 쓰고 있는 상황에서'소재와 기술의 독립'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연구 개발은 끝이 없을 것이라 했다.
애인도 취미도 없다는 김 대표는 요즘 중국어 공부에 한창이다. 올해 안에 중국에 추가로 생산 라인이 들어서기 때문. 그는 "남들은 중국에서 더 이상 얻을 게 없다지만 지금 중국은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져 있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청년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세상의 평가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의 앞날을 향해 묵묵히 갈 수 있는 성실함이 필수"라며 "제조업이야말로 노력만 결과를 얻어낼 수 있는 분야"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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